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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는 것들

by 쿠모르 2020. 7. 14.

2016년 노르웨이 툰드라 지역에서 새끼 70마리를 포함한 순록 323마리의 집단 의문사가 있었다.

 

당시 해당 지역에 몰아친 폭풍우속 벼락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자연 안에서 벼락을 맞아 죽은 동물 한 두마리는 종종 본다. 순록은 폭풍우가 몰아칠 때 떼를 지어 움직이기 때문에 벼락에 의한 10~20마리의 죽음 또한 자연안에서 '자연스레' 일어나는 일이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노르웨이 순록들의 집단 감전사를 4년이 지난 지금 글에 올리는 이유는

다소 논란이 있었던 노르웨이 환경청의 발표와 4년이 지난 이후 접한 뉴스 때문이었다. 

 

"폭풍우에 의해 극도로 높은 전류 방출, 그로 인한 323마리의 감전사"

 

집단사가 일어난 '하르당에르비다'라는 툰드라 고원 내 국립공원은 하이킹을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지역이라 했다. 그런 곳에 323마리의 순록 사체가 누워있는데, 환경청은 그 사체를 수습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유인즉슨 감전사로 추정하는 집단사는 개체 수 보호를 위한 의도적인 사냥이 아니기도 하지만, 자연사이기에 자연에 사체 또한 자연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사체를 수거하지 않겠다니, 반발은 당연했다. 

위생과 관련하여 여러 문제를 예측하며, 사체 유기로 인해 설치류 개체도 증가와 더불어 생태계에 혼란을 가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관은 의견을 번복하지 않고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순록의 사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2020년 현재, 그 지역은 어떻게 되었을까?

순록의 사체들이 즐비했던 국립공원, 그 곳은 사체를 먹고사는 육식성 조류들이 증가로 인해 설치류는 급증하지 않았다. 순록의 사체가 부패하며 곤충이 증가했고, 곤충을 먹고사는 조류들이 증가했다. 사체들은 훌륭한 먹잇감이 되어 미생물도 증가하고, 미생물의 증가로 인하여 나무가 성장하고, 열매가 풍성하게 맺었다.

 

사체를 보는 눈만 감으면, 모든 것이 완벽했다.

 

자연에 맡겨야 한다

는 말도 인간이 주체가 되어 자연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사람은 자연 앞에서 생태계를 교란하고 파괴하며 매우 빠르게 변이하는 무엇일 뿐이다.

 

사람만 멈췄던 코로나 펜데믹 때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자연의 회복력을 보았듯이, 모든 것은 자연이 해결한다.